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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회전초밥] 미카도스시 미사강변점먹거리/금체질용 식당 2020. 5. 1. 00:55
맛+양 : ★★☆☆☆
청결함 : ★★☆☆☆
편안함 : ★★★★☆
친절함 : ★★★★☆
화장실 : ★★★☆☆
어제에 이어 오늘도 초밥집입니다. 금 체질 외식메뉴가 참 다 거기서 거깁니다 그려! 그래도 집 밖에서 뭔가 먹을 수 있는 게 있다는 거에 감사할 뿐이에요.
지난 금요일 껌딱지 씨께서 우리 집에 놀고 있는 모니터를 가지러 오셨습니다. 모니터 가져가면서 '점심 먹이기' 미션을 수행하시겠답니다. 늘 아점을 먹는 저는 두 시에 보자고 했고, 껌딱지 씨는 두시가 넘어 도착하셨어요.
샤부샤부를 먹으러 갈까 하다가 좀 더 간단하게 먹자 싶어서, 두어 번 가본 적 있는 '미카도스시'로 인도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혼밥 하기는 참 좋은데 누구랑 같이 갈 때는 갈 때마다 별로예요. 지난번 같은 체질 친구랑 저녁 먹으러 갔을 때도 돈 내면서 뭔가 아깝고 허전하고 그랬는데, 오늘은 더더욱 별로입니다. 뭔가 찜찜한데 괜찮은 듯 안 괜찮은 느낌이랄까요? 근데 초밥 생각나면 또 혼자 쫄래쫄래 갈 것 같은?
먼저 위치 나갑니다.
가는 길은 일단 신났어요! 바람도 전날보다 덜 불고~ 햇살도 따사롭고~ 눈누눈누~
저~쪽 뒤에 보이는 쿠우쿠우 가볼걸 그랬나 봐요.
들어가서 앉자마자 브레이크 타임이 3시부터인데 괜찮으시냐고 물어보십니다.
시계를 보니 2:43
헐...
나가야 하나?... 고민하는데 껌딱지님 배가 많이 고팠는지 "30분이면 충분히 먹지 뭐" 라셔요.
'이놈이 제정신인가? 나 먹는 속도 알면서... 30분이라니... 17분이구먼...'
조금 기분이 나쁘려고 하지만 어딜 가도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에 '후딱 열 접시씩만 먹고 일어나자!' 하고 앉습니다.
다시 한번 나가고 싶다... 는 생각이 든 건 고추냉이를 덜려고 할 때, 소스용 그릇들이 맨 위에 한 개 빼고 죄다 더럽습니다.
껌딱지 씨가 자기 앞에 하나 놓은 후 내 앞에 놔준 아이에게 심하게 뭐가 묻어있길래 하나씩 거둬내다 보니 저만큼이나 쌓였네요. 다~~~ 걷어내도록 멀쩡한 게 한 개도 안 나옵니다. 맨 위에 하얀 게 붙어있는 정도는 깨끗한 거구요. 어떤 애는 고추냉이로 추정되는 게 얇~게 퍼져 붙어있기도 합니다. 요즘 없던 근시가 생기고, 노안까지 와서 전처럼 빠릿빠릿 스캔하지 못하는 눈 상태인데도 척 보기에 고추냉이 덜어먹고 싶은 그릇이 없어요.
그릇들을 한 개씩 치우는 것을 보더니 껌딱지 씨가 자기 앞에 놓았던 그릇을 내어줍니다. 그리고 새 그릇을 요청해서 두 개를 더 주셨는데, 하아... 그 두 개도 그리 멀쩡하지 않아요. 그나마 덜 더러운 애를 껌딱지 씨 앞에 놔준 후 모르는 척!
브레이크 타임이 되어가서 그런지 레일 위에 뭐 먹을만한 녀석들이 잘 안 보입니다. 하지만 미카도 스시의 좋은 점은 안 보이는 애를 주문하면 즉석에서 만들어준다는 것!
일단 활어 묵은지를 부탁드리고, 보이는 애들 중 먹을만한 애들을 겟겟~ 뿔소라, 가리비, 껌딱지 씨용 육사시미 초밥을 먼저 내려놓아요.
활어 묵은지를 주문하고 얼마 안 있어서 우리 옆으로 활어 묵은지가 지나가길래 얼른 집어옵니다. 그리고 가리비와 뿔소라도 집어요. 그런데 가리비랑 뿔소라 사진은 왜 안보일까요? 아무래도 3시 전에 후다닥 먹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숨도 안 쉬고 먹어서 그런 듯?
음... 전날 모란에서 끝내주는 광어와 도미를 먹었던 저는, 이 생소한 도미와 퍼석한 광어와 무엇보다 접시에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 밥알들 사이에서 당황합니다.
일단 미카도스시는 아이들을 배려해서인지 초밥에 고추냉이가 다 빠져있어요. 아이들용 슈크림 볼이라던가, 초콜릿 케이크로 추정되는 무엇이라던가, 뭐 그런 아이용 접시까지 함께 레일 위를 달리고 있어서 '생선'을 찾기가 힘들었어요. 그래서 브레이크 타임에 들어가야 하는 분을 붙들고 계~~~ 속 이거 달라 저거 달라 주문 주문 주문 주문했습니다.
모든 초밥들의 밥알들이 접시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용을 썼는데요, 살다 살다 이렇게나 안 떨어지려는 녀석들은 처음입니다. 내 뱃속이 그렇게도 싫단 말이냐! 버럭 하며 힘들게 떼어먹고 있는데, 껌딱지 씨의 간장새우에서 밥알 녀석들의 반항이 그 도를 넘어섭니다!
마지막에 주문한 광어 지느러미 초밥... 을 주문했을 때 3시가 넘어간 모양이에요. 초밥 만들어주던 과장님이 안쪽 주방에 계셨는데 나와서 만들어주고 다시 들어가십니다. 그런데... 어쩜 무순 하나 안 올려줄 수가?... 허허... 밥알은 역시 접시와 너무너무 사랑하는 사이고요~
아 이게뭐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점성어 뱃살도 그렇고 도미도 그렇고 광어 지느러미도 그렇고, 애들이 다 살아있었어요. 숙성된 녀석들을 좋아하는 제 입맛에는 애들이 금방이라도 바다로 헤엄쳐 갈 것 같은 식감에 살짝 당황했습니다.
생선들은 바다로 가려고 하고, 밥알들은 접시와 폴 인 러브고, 고추냉이 간장에 고추냉이를 엄청 풀었음에도 고추냉이 맛은 나지도 않고, 시간 부족으로 양껏 먹지도 못하고. 그냥 다 총체적 난국이네요. 그나마 애정 하는 뿔소라는 계속 보여서 세 접시 중에 한 접시는 온전히 제가 먹을 수 있었습니다. 껌딱지 씨는 빈곤한 레일 위를 바라보며 육사시미만 두 접시.
그렇게 짧은 시간 동안 이만큼 먹었습니다.
하... 평소에 둘이서 회전초밥집 가면 한 시간 이상 앉아서 수다 떨면서 20 접시 이상 먹는데, 17 접시라니요. 제 성에 찼을 리가 없는 개수입니다! 껌딱지 씨는 배부르다고 하는데, 먹는 속도가 느린 저로서는... 하하하... 허무합니다.
물로 배를 채우려는데, 컵도 계속 지지한 게 튀어나와서(또르르) 당황하고요. 그리고 물 색깔이 약간 있길래 그냥 생수가 아니라 뭔가 다른 물인 줄 알았는데 맛은 그냥 물맛? '뭐지?... 왜 뿌연 거지?...' 의심스러웠지만 먹고 나서 엄청 예민하신 껌딱지 씨나 안 예민한 저나 둘 다 탈 없었으니 괜찮아요~
다 먹고 계산하는데 사장님께서 두 접시는 계산에서 빼주셨습니다. 꺄~! 그런데 두 접시 빼주는 것보다 접시를 사모하는 밥알을 어떻게 해주시거나, 더러운 앞 그릇들을 좀 해결해주시거나 했으면 더 좋겠어요.
막~~~ 맛있지는 않지만, 초밥 생각나는데 딱히 갈만한 곳이 없을 때 가기는 괜찮습니다. 친절함은 한 번도 느껴본 적 없으니 이젠 그러려니 해요. 솔직히 접시당 1700원한테 너무 많은 걸 바라면 안 된다는 생각도 들고요.
앞접시들은 좀 거시기했지만, 가게 내부는 깔끔~합니다.
아 맞다. 연어회도 팔고... 모둠회도 판다고 하는데...
가격이 별로 당기지는 않더라고요. '연어는 다온정이 맛있지.'이런 생각이랄까요?
착한 저는 일단 허기짐을 면한 것만으로도 만족했습니다.
전날 비교적 장거리 이동을 한 후라 조금 피곤했기에 껌딱지 씨를 얼른 보내고 쉴 생각뿐이었는데, 급하게 먹는다고 뭔가 어설프게 먹인 게 마음에 걸리셨는지 자꾸 뭘 더 먹일 생각을 하더라고요. 자꾸 뭘 더 먹이려고 하길래 "스타벅스에서 막 카드 사주고 싶지?!!!"라고 해서, 옆에 있는 스타벅스에 가서 봄꽃 모양 카드를 하나 득템 합니다.
아~이쁘다~기분 조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에는 좀 더 깔끔하고 훨씬 더 맛있는 금 체질용 식당을 소개해드리기 위해 애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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