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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천호역 횟집]어사출또먹거리/금체질용 식당 2020. 5. 18. 00:12
맛+양 : ★★★★☆
청결함 : ★★★★☆
편안함 : ★★★★☆
친절함 : ★★★★★
화장실 : ★★★☆☆(내부)
지난주 껌딱지 군과 함께 오랜만에 천호역의 '어사 출또'를 방문하였다.
바다 바다 한 음식을 좋아하는 나와 껌딱지 군이 종종 가는 곳인데, 일단 가격이 착하다. 어사 출또에 가면 나는 연어를 주로 메인으로 먹고, 껌딱지 군은 양념 명태구이를 메인으로 먹는다. 가격이 부담 없어서 이거 저거 그거 한꺼번에 시켜놓고 먹기도 좋다.
이 날도 그리 늦은 시간이 아니었는데 사람들이 북적북적하다. 불경기라지만 잘 되는 집은 뭔가 이유가 있는 거겠지?
홀은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있는데 2층에서 먹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사실상 장사는 1층에서만 이루어지는 것 같았다. 이날 이전에 마지막으로 방문했던 것이 3월 초,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 시절 초반이었을 때인데, 1층이 북적북적한데도 2층에 앉는 걸 말리셨던 기억이 난다. 남자화장실이 2층에 있어서 껌딱지 군은 종종 올라가 봤어도 나는 한 번도 올라가 본 적이 없다. 아마도 셀프바가 준비가 안되어있다거나 2층 상주 직원까지 두기 힘든 게 아닐까 싶다. 뭔가 다른 걸 해도 될만한 그 공간이 너무 아까울 뿐이다.
이 날도 나는 연어를 껌딱지 군은 명태 양념구이를 주문하였다. 명태 양념구이는 나도 잘 먹기 때문에 양념은 반만 발라달라고 한다. 처음에 멋모르고 그냥 주문했다가 나에게는 너무 매워서 한입 먹고 포기해야만 했기에... 반만 발라 달라고 하면 알아서 한쪽만 묻혀서 주신다. 아주 굿이다.
우리가 주문한 연어와 양념 명태구이 외에 세트들도 있는데, 둘이 먹기에는 양이 좀 많다 싶기도 하고 먹고 싶은 구성이 모두 들어있는 게 안 보여서 그냥 늘 연어와 양념 명태구이로 시작한다. 때로는 연어 대신에 절기 메뉴인 소라찜이나 석화찜으로 시작할 때도 있는데, 요즘은 소라찜과 석화찜 철이 아닌지라 연어로 시작했다. 아, 멍게로 시작한 날도 하루 있었다.
셀프바 이용료는 두당 1,000원으로 무한대로 가져다 먹을 수 있다지만, 사실 그렇게 많이 갖다 먹지는 못한다. 두어 번 왔다 갔다 하는 건 주로 상추나 깻잎 정도이고, 나머지는 별로 먹을 게 없다.
껌딱지 군은 이 셀프바의 소라와 락교를 주로 애정 하지만 한번 퍼다 놓으면 리필은 하지 않는다. 나는 상추와 깻잎, 그리고 옥수수 마카로니 샐러드를 주로 갖다 먹는다. 그리고 해물 요리에 빠질 수 없는 고추냉이도 이 샐러드바에 있다.
처음 세팅 때도 가져다주지 않기 때문에 주문 후 발바로 가서 먹을 것들을 담아와야 한다. 그리고 어사 출또에서는 주류도 셀프이다. 소주컵은 테이블에 있지만 맥주컵은 직접 가져와야 한다. 이날 나는 테라를, 껌딱지 군은 늘 그렇듯이 참이슬을 가져왔다.
연어가 나왔다. 어사 출또에는 케이퍼가 없다. 아쉽지만 없어도 잘 먹기는 한다. 양파 슬라이스를 늘 저렇게 조금만 주는데 더 달라고 하면 더 갖다 주시기 때문에 불만은 없다.
오랜만에 갔더니 연어를 담아 주는 방식이 바뀌어 있었다. 전과 달리 천사채 위에 랩을 씌운 후 연어를 올려놓았는데, 연어가 랩을 타고 자꾸 미끄러져 내려와서 좀 난처했다. 그리고 연어에도 비늘이 있는 건지 다른 생선에서 옮아온 건지 알 수 없는 비늘들이 두어 개 나와서 조금 꺼림칙했지만, 연어의 맛이 이전보다 좋아져서 큰 불만 없이 넘어갔다. 아무래도 주방 직원이 바뀐 것 같다.
나는 연어가 나오기 전에 늘 제일 큰 그릇에 상추와 깻잎을 쪽쪽 찢어놓는다. 상추 5장에 깻잎 1장 정도의 비율로 찢어서 담아놓은 후, 고추냉이에 간장을 1:1.5의 비율로 잘 풀어놓는다.
그리고 추가로 가져다 달라고 한 양파슬라이스를 왕창 부은 후 고추냉이 소스를 솔솔 뿌려두면 연어를 먹을 준비 끝!
그렇다. 나는 이런 식으로 횟집에서조차 나름대로 연어 샐러드를 해 먹는다.(내 사랑 연어샐러드) 이렇게 먹으면 충분한 풀떼기 양과 연어를 둘 다 즐길 수 있어서 참 좋아하는 방식의 연어 섭취법이다.
연어의 맛이나 상태는 사실 어사 출또보다 그전에 다니던 구천면로에 위치한 오징어 어쩌고 하는 집이 더 좋다. 그런데 연어 이외의 먹을거리가 어사 출또가 더 좋기에 언제부터인가 어사 출또를 애용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날은 연어의 맛도 더 좋아져 있어서 만족이었다.
이렇게 1차로 연어샐러드를 만들어 먹은 후로도 나는 계속 상추와 깻잎을 추가하며 연어 한 접시를 남김없이 뚝딱 해치웠다.
사실 체질식을 시작하기 전엔 연어를 그렇게 즐기지는 않았었다. 다만 체질식 후 부족할지도 모르는 단백질 보충을 위해 한점 두 점 먹다 보니 입맛이 들어서 자주 먹게 된 식량 중 하나이다. 금 체질의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자 오메가 3이 풍부하다는 연어. 이제는 연어의 '연'자만 들어도 침샘이 폭발한다.
껌딱지 군에게 연어를 한점 준 후, 연어샐러드를 먹고 있는데 양념을 반만 묻힌 명태 양념구이가 나왔다. 오늘은 살 쪽에 양념이 발라져 있다. 어느 날은 척추 쪽에 발라져있기도 하고... 그냥 주방장 맘대로 발라주는 것 같다. 엄밀히 따지자면 명태 양념구이라기보다 명태구이에 양념을 바른 것뿐이다. 매운 게 싫은 나는 늘 양념 없는 쪽을 먹는다. 주인장 말로는 양념 별로 안 맵다고 하는데, 일반 사람들 입에는 그런 것도 같다. 하지만 껌딱지 군도 안 바른쪽을 탐하는 거 보면 양념이 조금 자극적인 건 사실인 것 같다.
명태 양념구이가 나오면 가위와 집게를 이용해서 저렇게 잘라놓고 먹기 시작한다. 일단 가운데를 잘 오린 후, 양념 없는 쪽을 깍둑 깍둑 썰어놓고, 양념 바른 쪽을 잘라야 양념이 옮겨 붙는 불상사를 예방할 수 있다. 빨간 양념에 매우 취약한 나는 눈곱만큼만 묻어있어도 매운맛을 중화시키기 위해 다른 야채들을 잔뜩 먹어줘야 한다. 고추냉이 매운 건 괜찮은데 빨간 양념은 왜 이렇게 괴로운 지 당최 모르겠다. 체질식 한다고 안 먹어서 더 그런가? 뭐 아무튼 빨간 건 유딩보다도 못 먹는 나에게 '맛있는 양념'이란 굴소스, 간장소스 이런 게 전부이다.
명태 양념구이를 한 조각 앞접시로 가져왔다. 투실투실한 살점의 쫀득한 식감이 아주 일품이다. 지난번의 명태구이는 평소보다 좀 짰었는데, 이 날은 다행히 원래의 맛이었다.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나이지만 자체 제작 연어샐러드와 쫄깃 담백한 명태구이 살의 도움을 받아 테라 한병하고 2/3병이나 더 마실 수 있었다.
연어와 명태구이로 배는 어느 정도 찼지만 테라를 먹기 시작한 나는 안주가 더 필요했다. 사실 양념 하나도 안 바른 명태구이를 한 마리 더 먹고 싶었지만, 좀 더 다양하게 먹어보자는 껌딱지 씨의 의견을 수렴하여 '모둠 해물' 작은걸 한 접시 더 시켰다.
처음 접시가 도착했을 때 나는 환호했다. 꾸물꾸물 활기찬 산 낙지 씨가 너무도 귀여웠다! 하지만 그 환호는 얼마 가지 못해 실망으로 바뀌었다. 싱싱하지 못한 전복인지 살짝 비린 전복과, 식감도 맛도 너무 그지 같아서 한입 먹고 뱉어낼 수밖에 없었던 소라가 너무 아쉬웠다. 멍게는 그냥저냥 먹을만했지만 멍게 향이 하나도 나지 않고 있었다. 문어는 '우아~맛있다~'까지는 도저히 아니지만, 그렇게 질기지 않고 씹는 맛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소라와 전복은 제쳐두고 먹을만한 해삼과 산 낙지를 위주로 먹었다.
다음부터는 해물 모둠으로 말고 먹고 싶은 거 콕 집어서 한 접시를 시켜 먹기로 했다.
어사 출또에서 이 날 먹었던 메뉴 외에 맛있게 먹었던 것들은 시즌 메뉴인 석화찜과 소라찜들(맛도 맛이지만 가격 대비 양도 엄청났다!), 그리고 해물 매운탕을 지리로 한 것, 연포탕 등이었다. 가리비찜 역시 시즌 메뉴였는데 그냥 쏘쏘 했었다.
다른 때는 보통 5만 원 남짓 나오는데, 이 날 음주를 조금 더 했다고 6만 원 남짓 나왔다. ㅎㅎ. 마지막 해물 모둠 소자 대신에 우럭을 한 접시 먹을 걸 그랬나 보다. 그래도 이 날의 경험을 바탕으로 모둠 해물은 이제 안 시킬 수 있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께서도 해물 모둠보다는 단품 해물로 드시기를 조심스럽게 권해본다.
어사 출또의 위치는 다음과 같다.
오랜만에 갔는데도 가격 변동 없고 자주 시켜먹는 메뉴에서는 더 좋은 맛을 보여준 어사 출또, 앞으로도 꾸준히 자주 가게 될 것 같다. 하지만 모둠 해물은 다시 먹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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