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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광주 분식집]"예송 김밥 사랑"에서의 한끼!
    먹거리/모든 체질 이용가능 2020. 5. 22. 00:42

    맛+양 : ★

    청결함 :

    편안함 :

    친절함 :

    화장실 :?????

     

    나는 일요일 오전이면 대부분 경기도 광주에서 볼일이 끝난다. 점심 나절 일과가 끝나고 나면 나는 바로 집으로 향할지, 무언가를 먹고 갈지가 늘 고민이다. 

    지난 일요일에도 마찬가지 고민을 하다가 일과가 끝났다. 

    평소의 풍성한 아침상과 달리 간략하게 증편 3개와 두유 1팩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고 나온 나는, 일이 끝나기 한참 전부터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상태였다. 일정을 마친 곳에서 얼마 멀지 않은 김밥 지옥을 먼저 갔었는데, 그날따라 '정기휴무' 팻말이 붙어있다.(한숨)

    조금 더 걸어야 하지만, 가성비가 훌륭했던 24시간 김밥집이 하나 있었던걸 떠올렸다. 

    '음... 지난번에 김치볶음밥이 그냥 그랬지만 값도 싸고 먹을 만은 했었지...'라는 생각에 발걸음을 옮겼다.

    맞네 맞아! 이 집이었어! 

    경기도 광주 중앙로에 있는 예송 김밥 사랑을 보는 순간 나는 배고픔과 동시에 반가움이 몰려왔다.

    오늘도 김치볶음밥을 먹을까? 다른 메뉴를 먹어볼까? 고민하면서, 나는 가게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메뉴판 가격에 뭔가 덧붙여진 흔적으로 미루어보아, 가격 변동이 있었나 보다. 그런데도 비싼 가격대가 보이지 않는다. 

    메뉴판 상태도 그렇지만, 메뉴판 뒤의 벽지만 봐도 뭔가 오래된 집 같은 느낌이다.

    김밥류는 일단 패스하고, 라면류도 어차피 금양 체질인 나는 못 먹을 음식들이고, 분식류와 양식류도 마찬가지 이유로 패스한 후, 나는 식사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한동안 김치볶음밥에 꽂혀서 다른 메뉴들은 쳐다보지도 않았었는데, 김치볶음밥 홀릭에서 벗어난 요즘의 나는 그 외의 다른 메뉴들을 살펴봤다.

    내 시선은 오징어덮밥에서 잠시 멈추었지만, 이내 '매울 것 같다'는 이유로 다른 메뉴를 찾기 시작했다.

    청국장이나 된장찌개 외에는 하나같이 다들 매워 보이는 메뉴뿐이지만, 나는 국물류의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야채 볶음밥?... 이름만 들었을 때는 훅 당기는데, 감자나 당근이 잔뜩 들어있으면 그건 또 싫다.

    에휴~ 그냥 먹어본 '김치볶음밥'이나 먹어야 하나? 그건 좀 많이 매웠었는데... 그 후에 덜 맵게 해달라고 하니 뭔가 이상한 맛의 김치볶음밥이 나왔던 게 떠올랐다. 

     

    이런 쓸데없는 고민을 하다가 문득 눈에 들어온 '돌솥 김치 알밥'!!! 그래! 저거라면 덜 맵게 해달라고 해도 뭔가 빠진 듯 한 맛은 아닐 것 같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솥 김치 알밥에 김치 좀 덜 넣어서, 안 맵게 좀 해주세요~"라고 주문했다.

    주방에 계신 언니님들이나 홀에 계신 언니님의 말투로 미루어보아 조선족이거나 새터민 느낌인데... 이해하셨겠지?라는 불안감이 살짝 있었지만, 돌솥 김치 알밥을 한 입 먹어 본 후 그러한 불안감은 싹 사라졌다.

    돌솥 김치 알밥은 생각보다 맛있었다. 김치를 너무 조금 넣어준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매운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김치가 덜 들어가서 그런지 간이 세지 않아서 아가 입맛인 나에게는 더욱 맛있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처음에 비비려고 숟가락을 이용해 김가루 사이를 파바박 헤쳤을 때, 무생채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어서 조금 당황했다. 무생채를 골라내려고 덜어내는데, 내 사랑 날치알이 너무도 많이 딸려 나오길래 1/3 정도만 덜어내고 그냥 비벼먹었다.

    뜨끈한 돌솥의 온도로 그새 들러붙은 누룽지도 고소하니 맛있고, 그새 완숙과 반숙 상태가 적절히 섞이게 된 날치알들도 톡톡 터지는 식감이 날 즐겁게 했다. 간간히 섞여있는 채 썬 상추, 넉넉한 날치알, 입맛에 딱 맞는 간에 흡족했다.

    다음에도 너무 배가 고프면 참고 집에 가지 말고, 여기 와서 이거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반찬은 단순하게 이름 모를 푸른나물(취나물 추정), 어묵볶음, 배추김치가 다였는데, 좀 간간한 편이었다. 적당히 심심해진 김치 알밥과 함께 오물오물 먹으니 맛있었다. 

    배추김치는 역시 함께 나온 국물에 헹궈먹었다. ㅎ. 나는 어차피 국물류는 안 먹지만, 주는 국물을 마다하지 않는 건 이렇게 빨간 애들 헹궈먹기용이다.

     

     

    중앙로 거리의 건물들이 대부분 늙어서 그런지, 들어갔을 때 '와~ 깨끗해~!'라는 느낌은 전혀 없다. 오히려 허름하다 못해 지저분해 보인다고나 할까? 아무리 청소해도 깨끗해지지 않는 그런 느낌이다. 

    그렇다고 해서 예송 김밥 사랑이 비위생적이라던가 하지는 않다. 그냥 오래된 건물에 노후화된 시설일 뿐이다. 테이블도 요즘 새로 생기는 음식점들처럼 깔끔하지 않다. 하지만 더럽거나 기분 나빠서 못 먹을 정도는 아니다.

    '밥집이 밥만 맛있으면 됐지 뭐.'라는 생각이라면 가격 대비 훌륭한 음식을 제공한다.

    이 날 먹은 '돌솥 김치 알밥'이 예송 김밥 사랑에서 나름 고가의 메뉴인 6,50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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