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폐업>[하남 미사역 근처] 용범이네 인계동 껍데기 미사점
    먹거리/모든 체질 이용가능 2020. 5. 27. 00:30

    맛+양 : ★  

    청결함 :

    편안함 :

    친절함 :

    화장실 :

     

    지지난 주말,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동네 주민들의 소규모 번개 모임이 있었다.

    1차로 '더램'에서 모여 놀다가, 2차로 자리를 옮기기로 한 우리는 구산 유치원 근처에서 메가박스 근처의 한 껍데기 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금양 체질인 나는 여기서나 저기서나 못 먹을 음식들 투성이었지만, 그럴 줄 알고 집에서 밥을 어느 정도 먹고 나갔으며, 어차피 주민들과의 만남이 주요 목적이었으므로 메뉴 선정에 그 어떤 불만도 없었다.

    가게 되면 내 몸에 맞지 않는 음식들을 어느 정도 먹게 되겠지만, 일단 '사료 밥'으로 배를 든든히 채운 후의 일탈식은 뒤탈이 적다. 몇 년간 비체질식을 즐기는 나름의 노하우라고나 할까?(민망한 웃음)

    그리고 어느 식당이건 기본적인 야채와 공깃밥 메뉴는 있는 편이니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든 착하게 배부를 자신도 있었다. 이 날 모임을 주도하신 분을 포함하여 몇몇 분은 나를 '절반은 채식주의자'로 알고 계시니 별 문제없기도 했다.

     

    관심도 없고 가보지도 않은 식당이다 보니 위치를 몰라서 지리를 잘 아는 다른 분을 쫄래쫄래 따라서 도착하고 보니, 전에 갔었던 훠궈 집 건물 1층이다.(반가움)

    들어가 보니 먼저 도착하신 분들이 '껍데기'를 먼저 주문해놓으셨다.

     

    기본 찬들이 세팅이 되어있었다.

    소금,카레가루,칠리소스,콩가루가 담긴 소스 그릇
    역시 없을 수 없는 상추와 깻잎, 그리고 추억의 주스 병에 담긴 물

    뭔가 추억 돋는 옛날 짜장면집 그릇들이 정겨웠다. 그리고 물병을 보는 순간 옆에 계신 분과 동시에 "훼미리 주스!"라고 외쳤다. 우리들은 '아직도 저 병이 나오는가?'에 대한 심도 깊은(?) 토론을 잠시 나누고 있던 중, 연탄불과 불판이 올라왔다.

    '나 자신의 위와 몸은 나 스스로 보호한다!'는 대 전제 하에, 나는 볶음밥과 계란찜을 주문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입맛에 잘 맞았다.(뿌듯)

    주문 한 볶음밥과 계란찜을 기다리는 동안, 우리들의 메인 메뉴인 껍데기가 나왔다.

    우리가 직접 굽는 게 아니라 젊은 아르바이트생들이 저런 고기용 다리미를 이용하여 직접 구워주었다. 

    도착했을 때 빈 좌석이 없었는데, 껍데기 메뉴마다 아르바이트생들이 다 구워줘야 한다고 생각하니 '요즘 젊은이들도 힘들구나...'라는 생각에 주머니를 뒤져 주섬주섬 만 원짜리를 한 장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구워주는 아르바이트생의 표정이 조금 무서웠다. 시급에 비하여 일이 고되다고 하여도 '이리 인상 쓰면서 구워줄 일은 아니지 않은가?...' 싶어서 준비하던 만 원짜리를 도로 주머니 깊은 곳으로 숨겼다.

    먹다 보니 인원이 늘어서 다른 자리로 옮긴 후, 추가 인원을 위해 껍데기를 주문했을 때 구워준 또 다른 아르바이트생은 아예 온몸으로 '너네 누가 껍데기 시키래?... 니들이 직접 구워 먹는 거 시켜!'라고 표현하는 듯했다. 친절과는 거리가 멀다고는 해도 온몸으로 '짜증남'을 표현해서 솔직히 많이 무서웠다.(요즘 젊은이들 많이 무서움)

    그래서인지 나는 이모님들이나 삼촌들이 서빙하는 식당이 더 편한 것 같다. 아무래도 조금 더 친절하기도 하고...(물론 안 그런 분들도 계시지만)

     

    그래도 껍데기를 구워줄 때 말고는 젊은이들이 친절한 편이기는 했다.

    자리를 옮긴다거나 하는 게 좋을 리가 없겠지만 내색하지 않고 잘 안내해주도 하고, 나중에는 서비스 메뉴를 주기도 했다.

    아르바이트생은 잘라서 옆으로 빼놓은 아이들은 먹어도 된다는 설명과 함께 계속 구워줬다.

     

    일행들이 껍데기를 먹기 시작했다. 모두들은 취향에 따라 이런저런 가루나 소스를 찍어서 먹고 있었다. 

    그래. 여기까지 왔는데... 비체질식을 주제로 포스팅도 할 텐데... 나도 한점 먹어봐야지!라는 생각으로, 나 역시 한점 먹어봤다. 

    캬~~~! 추억의 껍데기!!! 껍데기는 콩가루에!!!

    내 또래와 내 또래 이상의 주민들은 주로 콩가루에 찍어 먹는데, 젊은 주민들은 칠리소스, 소금 등에 찍어 먹었다.

    아니? 소스에서도 세대차이가 나는 것인가?! 라면서, 우리는 연령대별로 나뉘어 서로 이렇게 먹어야 맛있다고 주장하고 있었다.(하하하)

    껍데기와 콩가루의 상관관계를 펼치던 또 다른 내 세대의 의견에 동조하면서, 나도 어느새 틀딱의 반열에 들어섰다는 것을 실감했다.(ㅋㅋ)

     

    껍데기를 콩가루에 한점, 카레가루에 한 점씩 굴려 먹고 나니, 볶음밥과 계란찜이 나왔다.

    돼지고기가 들어간 김치볶음밥이었는데, 맛있었다. 

    돼지는 골라내고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맛있어해서 순식간에 동이 나서, 우리는 볶음밥을 하나 더 주문해야 했다.

     

    금양 체질인 나는 돼지고기는 골라내고 먹었지만, '매움' 때문에 식도 쪽에서 열이 슬슬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1차부터 이어진 쏘맥으로 인해 입맛이 둔해져서 그런 건지 입안에서는 '맵다'는 느낌이 없었는데, 식도는 '응. 아니야. 이제 멈춰.'라고 경고하고 있었다.  

    계란찜 역시 스스로의 몸을 생각한 나의 선택이었지만, 모두들 너무 즐겼다. 하하핫!

    나는 볶음밥으로 화끈거리는 식도를 계란찜으로 중화시켜주면서, 오랜만의 비공식적인 모임을 즐겼다.

     

    3차로 그 위험하다는(?) 노래방까지 가서 불태운 후에서야 우리는 아쉬운 발걸음을 돌릴 수 있었다. 

     

    코로나로 인하여 이 취미 모임이 중단된 지도 어느새 넉 달이 넘어가고 있다. 중간중간 더 가까이 사는 사람들과 조금 더 친밀한 사람들끼리 가끔씩 만나기는 했었지만, 작년 이맘때나 연말을 떠올려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때는 이렇게 소규모 번개 형식이 아닌, 대대적인 공지를 통한 모임으로 이런저런 취미 관련 이벤트도 열고 참 재밌었는데...

    물론 이 날도 재밌었지만, 오랫동안 못 뵌 분들이 떠올라 현 상황이 참으로 야속하고 아쉬웠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용범이네 인계동 껍데기 미사점의 맛은 '최고'였다. 

    체질식 이후로 먹어본 적이 없는 껍데기 역시 내 기억 속의 맛보다 훨씬 맛있었으며, 싸이드 메뉴인 볶음밥과 계란찜도 완성도가 높았다. 소스를 다양하게 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껍데기 두 점 이후로는 상추를 카레가루에 찍어먹는 것으로 안주를 대신해야 했지만, 간만의 외도는 참 즐거웠다.

    나는 '알. 쓰.'인 관계로 열심히 안주발만 세우는 편인데, 어딜 가던지 어떡해서든지 내 걸 찾아내어 많이 먹는 편인 내가 상추나 깨작거리고 있어서 그랬는지, 원래 저렴한 건지 가격은 생각보다 많이 안 나왔다.(ㅎㅎ)

     

    나야 체질적인 한계로 자주 가지는 못하겠지만, 체질식을 하지 않는 지인이나 토 체질 지인이 놀러 오면 또 갈 것 같기는 하다. (나는 볶음밥과 계란찜, 지인들은 삼겹살이나 껍데기)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