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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양체질/금음체질] 쌀냉면으로 간단하게 점심 해결!
    먹거리/금양체질&금음체질 2020. 5. 26. 00:59

    5월 18일 월요일 점심 나절, 전날 동네 사람들과 새벽까지 달린 나는 온몸에서 요산을 뿜어내며 아점을 먹자마자 다시 숙면 중이었다. 

    한참을 기절해있는데 엄니께서 들어오셔서 "우리 점심으로 뭐 먹지?"라고 물어보신다. 끄응 소리를 내며 눈을 뜬 나는 엄니를 힘없이 바라보며 "아침 먹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점심을 또 먹어요?"라고 했다. 아무래도 엄니께서 뭔가 드시고픈 것이 있는 모양이었지만, 눈치라고는 밥 말아먹은 딸내미인 나는 계속 침대의 사랑을 느끼는 중이었다. 

    "냉동실에 있는 하얀 쌀면 삶아서 물김치 국물에 말아먹을까?" 라시는 엄니의 말을 듣고서야 나는 '아차!' 했다.

    "그러면 그 하얀 거 말고 냉면으로 해먹어유~, 하얀 거 말고 파란 봉지에 낱개 포장되어있는 거 해동시켜요~!"라고 말씀드린 후, 나는 다시 까무룩 잠이 들었다.

    얼마나 주무셨을까? 우르릉 쾅쾅 천둥번개 소리에 얼핏 눈을 떠서 시계를 보니, 어느새 벌써 오후 4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오늘의 해야 할 일들이 떠오른 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서 비척비척 거실로 걸어 나갔다. 대문 밖에서는 여인네가 흐느끼는 듯 한 바람소리가 지나간다.

    '오우~날씨 죽이네!' 

    속으로 혀를 내두르며 부엌 식탁에 앉자, 주방 쪽에 엄니께서 해동시켜놓은 쌀냉면 봉지가 보인다.

    쌀 스파게티 판매처에서 구매한 쌀냉면. 맛있다.

    언제 꺼내놓으셨는지 기억을 되살려보니, 시간상 대충 잘 해동되어있을 것 같다. 얼마나 녹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면을 한번 슬쩍 만져본 후, 냉장고로 가서 냉면육수를 꺼내어왔다.

    엄니는 물김치 국물에 말아 드신다고 했으니, 육수는 한 개면 충분했다.

    쌀냉면을 구입할 때 함께 보내준 육수.

     한면 사이트에 들어가서 쌀냉면을 구입하면, 냉면의 개수만큼 육수와 비빔장을 보내준다. 10개를 기본으로 판매했었는데, 면 10개에 빨간 비빔장 5개, 육수 5개를 함께 보내줬었다. 매운걸 못 먹는 나와 엄니이기에, 육수는 이거 한 봉지 남아있었으나, 비빔장은 쌓이고 싸여있었다. 도착하자마자 냉장고에 넣어놓지 않은 비빔장은 빵빵하게 부풀어서 버린 것도 꽤 된다. 비빔장 소스에 방부제라던가 이상한 게 들어가 있지 않은 모양이다. 

    아가 입맛인 나는 비빔장에 비벼먹어 본 적은 없으나, 지인과 함께 삶아먹을 때 비빔장에 내어준 적이 있는데, '맛있다'라고 해줬다. 육수에 말은 내 냉면도 먹어본 그 지인은 "비빔장에 비벼 먹는 게 더 맛있네!"라고 했었다.

     

    1. 면을 삶다.

    계란을 삶는다고 찬물에서부터 계란이 다 삶아졌을 타이밍까지 계속 물을 끓였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후 쌀냉면을 넣었다. 쌀냉면 역시 30초 정도만 익히면 충분하다. 

    계란을 삶는다고 물이 좀 졸았는지 물 양이 적은 듯했지만, 쌀냉면이 워낙에 금방 익기에 상관은 없었다. 다른 냉면들과는 달리 그냥 데치듯이 삶아내면 된다.

     

    2. 삶은 쌀냉면을 찬물에 헹군다. 

    사실 일반 냉면과 조리과정이 다를 바가 없다. 쌀냉면의 삶는 시간이 일반 냉면보다 많이 짧다는 것만 빼면 말이다.

     

    3. 삶은 면을 각각의 그릇에 덜은 후, 고명을 올려준 후, 국물을 부어준다.

    엄니용 물김치 국물에 말은 쌀냉면
    깨소금 첨가!
    채 썬 오이, 겨자 조금, 삶은달걀 한개, 깨소금으로 마무리 한 일반 육수용 쌀냉면
    육수까지 부어 먹기 직전의 쌀 물냉면

    역시 엄니와 함께 먹으면, 뭔가 고명이 훨씬 더 풍부해진다. 나 혼자 해 먹었으면 아마도 계란 한알이 전부였을 것이다.

     

    쌀냉면의 양.

    며칠 전부터 '김치말이 국수'를 노래하셨던 엄니는 너무도 맛있다고 적지 않은 양의 냉면 한 그릇을 후루룩 다 잡수셨다.

    우리 미단 한면의 쌀냉면은 양이 꽤 되는 편이다. 그 양이 1.2인분은 족히 된다. 양이 적은 사람이라면 1.5인분이라고 할 수도 있고, 어린이라면 하나 끓여서 둘이 먹기에 충분한 양이다. 물론 많이 먹는 사람을 기준으로 한다면, 충분한 1인분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래서 아무래도 먹는 양이 적은 엄니와 함께 먹을 때는 내가 거의 2인분은 먹게 되는데, 정말 맛있으셨는지 엄니께서 1인분은 충분히 드셨다. 덕분에 나는 1.5인분 정도의 적당한 양으로 먹을 수 있었다.

     

    쌀냉면의 맛.

    쌀냉면은 다른 일반 냉면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냉면의 쫄깃한 식감도 비슷하고, 면을 먹고 있다는 만족감도 충분하다. "이것은 쌀냉면입니다."라고 말해주지 않는다면 이게 그냥 냉면인지 쌀냉면인지 구별 해 낼 수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지금까지 먹어본 온갖 대용식품들 중 이 아이는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쌀냉면 구입처.

    검색창에 '우리 미단'을 검색하면 '한면 닷 컴'이라는 사이트가 보인다. 거기서 샀다.

    지난번에 포스팅 한 쌀 스파게티면도 거기서 샀다.

     

     

    우리 미단의 쌀냉면은 나처럼 금 체질인 사람들 외에도, 아토피나 기타 등등의 이유로 밀가루를 먹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아주 고마운 음식이다.(나는 밀가루를 못 먹는 게 아닌 안 먹는 부류의 사람이다.)

     

    기타 등등 체질 관련 잡소리.

    돼지갈비를 냉면에 싸 먹는 것을 매우 즐기던 금양 체질인 나는, 체질 판별 후 먹지 말라는 돼지갈비도 슬펐지만, 냉면을 먹지 못한다는 것이 더 슬펐었다. 쫄깃한 함흥냉면을 더 좋아했던 나는 푸석한 평양냉면은 냉면이 아니라고 무시했었다. 어쩌면 똥 손도 이런 똥 손이 없었다. 내가 맛있다고 느끼는 음식들은 모두 남의 체질용 음식이었다. 특히 목 체질용 음식이 제일 많았다. 커피, 카페라테, 커피우유, 흰 우유, 치즈 등의 유제품, 돼지갈비 등등이 나의 최애 음식이었는데, 그다음으로 좋아하는 음식 군이 면류와 분식류였다. 냉면, 라면, 국수, 밀떡볶이 등등... 그나마 단 음식을 잘 못 먹는 거 정도가 유일하게 체질에 맞는 식습관이었다. 

    나는 확실히 야채보다는 고기 파였고, 쌀보다는 밀가루 파였다. '베지테리언'이라는 단어는 어떤 투철한 사명감이나 동물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이었다. 골고루 먹어야 건강한 거라는 생각도 당연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실제로는 그렇게 골고루 먹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탄수화물과 단백질 위주의 식생활이었다. 그것도 체질에 맞지 않는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주류였다. 오히려 가려먹는 요즘, 더욱 골고루 먹고 있는 듯하다.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무기질 및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고 있다. 체질적인 한계로 체질식을 할 때 단백질 섭취가 적어질까 봐 걱정이 되기도 했었는데, 내 몸은 사료 밥 속의 곡물 단백질만으로도 충분히 유지된다는 사실만 깨달았을 뿐이다. 그런데도 단백질이 부족할까 봐 하루 한 끼는 연어나 생선, 오리고기 등을 챙겨 먹고 있으니 오히려 단백질 과잉이 되어버린 모양이다.(민망) 

     

    뭐 이렇게 얘기하니 내가 체질식을 엄청 잘 지킨다고 생각될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아니다. 나는 실제로 외도(?)도 종종 한다. 주말의 이런저런 모임 때마다 계속 못 먹을 것들의 향연 속에서 주린 배를 채우고자 돼지껍데기, 양꼬치를 먹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사소한 외도(?)에 죄책감을 느끼기보다는, 그런 외도 후에 느껴지는 내 몸의 반응을 관찰하면서 '이 음식은 이런 불편함이 있구나. 다음에는 조심해야지.'라고 되새김질하는 편이다. 나중에 중요한 자리에서 몸의 컨디션이 무너져서 고생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중요 이벤트가 없을 때 음식 반응을 미리미리 파악해두면 나중에 혹시 생길지 모르는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실제로 요즘에도 중요한 무대라던가 중요한 일정 3일 전부터는 의식적으로 외도를 하지 않는다. 매일매일 외도를 하지 않으면 제일 좋겠지만, 사람 사는 게 어디 내 맘대로만 되는 일이던가? 

     

     

    슬슬 냉면이 다시 맛있게 느껴지는 것이,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되려나보다.

    올여름도 큰 탈 없이 무사히 넘어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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